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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통증

[ 노란 잠수함 ]

분명 그들이 또 다녀갔습니다.

잠결에 수중 음파 탐지기와 같은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그들은 외계 행성의 수중 생명체입니다. 그들은 소나와 같은 음파로 대화를 나누며 노란 잠수함을 타고 지구에 옵니다.

오늘도 내 몸에 몇가지 실험을 하고 갔습니다.

내 등에 주먹만한 정체불명의 가스를 주입하고 머리에는 몇개의 침을 심었습니다.

 

[ 통증 ]  

이 고약한 통증은 몸이 기울어질수록 더 심해집니다. 그들은 자이로센서도 심어 놓은 것 같습니다.

마치 LED등이 순차적으로 점멸하듯 머리, 어깨, 허리, 팔, 다리에서 순서대로 통증을 느낍니다.

통증이 느껴지면 미련을 버리고 자리에서 일어납니다. 그래야 합니다. 

덕분에 차갑고 숨막히는 고요의 쾌락을 즐기고 있습니다.

쾌락과 고통이 본질적으로 통하고 있음을 느낍니다. 결핍과 충족의 과정은 서로의 존재를 필연적으로 만듭니다.

 

[ KBS 1FM 93.1 ]

잠들기 전 항상 1FM 인터넷 라디오를 켜둡니다.

외계인들이 내 몸을 실험하다가 갑자기 마취가 풀려 깨어나면 겁이 날때가 있습니다.

용기를 내어 눈을 부릅뜨고 외계인을 혼내주고 싶지만 항상 겁이나서 계속 잠든 척 합니다. 

그들이 실험을 마치고 나갈때까지 라디오를 듣습니다.

덜 무섭고, 덜 지루합니다.

 

[ 명연주 명음반 ]

새벽 03시 명연주 명음반 재방송을 듣고 있습니다.

오늘은 첫곡부터 음질이 귀에 쏙 들어옵니다. 연주를 평가할 능력은 못되니 음질을 주로 평가합니다.

선곡표를 보니 루지에로 리치가 연주한 바흐 바이올린 파르티타입니다.

도이치그라모폰 박스집인데 도이치그라모폰 음질이 이렇게 좋았나 싶습니다.

오늘은 정만섭님의 맨트가 평소보다 많은 것 같습니다. 

어색합니다.

 

[ 고양이 ]

순이와 삼이가 이른 새벽부터 난리부르스입니다.

호통을 치는 것 같기도하고 징징 거리는 것 같기도 하고 아무튼 이유를 잘 모르겠습니다.

인생을 의미있게 정의하기에는 여러모로 아직 부족하지만 그래도 비교적 분명하게 느끼는 것은 고통과 고독입니다.

고양이들이 없었다면 더 많이 힘들었을 것 같습니다. 누군가 졸피뎀이 필요하다면 저는 고양이를 대신 추천하겠습니다.

고양이를 키우기 잘했습니다.

법칙12 : 길에서 고양이와 마주치면 쓰다듬어 주어라. - 조던 피터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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