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아침은 여러가지로 남다른 느낌이 있습니다.
습기를 가득 먹은 그러나 눅눅한 느낌이 아닌 묵직한 상쾌함을 느낄 수 있고...
하루가 다르게 커가는 작물들을 보는 재미도 있습니다.
물론
아직도 천지구분을 못하는 지구 최강 귀염둥이의 얼굴도 여전히 반갑습니다.
해가 떠오르기 직전의 안개와 공기 그리고 빛은
요즘 느낄 수 있는 가장 큰 기쁨이기도 합니다.
이제 매실을 수확할 때가 되었습니다.
흰둥이는 매실도 잘 먹습니다.
오만가지 인상을 쓰면서도 잘 먹습니다...
오늘은 루나가 친구들과 뭔가를 함께 해야한다고 합니다.
잠시 기다리는 동안 오늘의 스케줄을 짜봅니다.
1. 오랜만에 근처 세미원 구경 좀 하고
2. 오랜만에 같이 맛있는 밥도 먹고
3. 그리고 같이 근처 드라이브도 할 생각입니다.
앗.. 언니들 왔다...
울 아씨가 반가워합니다..
언니들이 중학교를 다니면서 자주 만나기가 어렵습니다.
저기 아빠가 아까부터 기다리고 있었어..
언능 일루와..
흐어엉~ 시러~~
...
외국에서 살다온 루나 친구는
독일어와 특히.. 불어를 아주 잘합니다.
이참에 아빠도 실력을 함 보여줄까 합니다...
헤이 ~~ 베이베 ~~ 컴온~~
왔짭...?
...
바람같이 루나는 친구들 데리고 사라집니다...
왔쯔 롱~~~ ???
아무튼...
우리는 다음 스케줄을 소화하기 위해 이동을 합니다.
세미원...
양평시민들에게는 무료로 개방하고 있습니다.
그치..
일단 벽에 찰싹 붙고..
시선은 평소와 다르게
무지 부드럽게 유지해 주세요...
...
빨랑 찍어라...
네.. 마님...
헤이~~ 쿨 워~먼~~
루겠미~~
...
조용히 안해?
네...
눈부시다 .. 빨랑 찍어라...
예~썰~~~
아씨 덕에 이런 사진도 찍어봅니다.
...
아무리 봐도 엄마가 아까워...
왜 결혼했어?
그러게 말이다...
그래도 밭일은 잘 하지 않니?
돌쇠는 일시키고 울끼리 놀자꾸나...
루나에게서 연락이 왔습니다.
이젠 밥을 먹으러 갈 차례입니다.
무비판적으로 그녀들의 의견을 따라줍니다.
그녀들과 즐겁게 밥을 먹고 싶습니다.
오랜만입니다.
그리 해준 것도 없고
마음은 늘 안드로메다를 맴돌고 있습니다.
매우 이기적인 아빠입니다.
여기 맛집 맞아?
쫌만 기둘려 바...
양 많고 맵고 그저 그렇대...
정말?
그러게 옆집으로 가자고 했자너..
아빠를 바라보는 시선이 따끔 따끔합니다.
잘하는게 뭐니?
양은 정말 많군요..
오버에 오버를 거듭합니다.
너무 맛있다.. 양도 정말 많아.. 우왕.... 우왕...
고맙게도..
즐겁게 그리고 맛있게 먹어 주었습니다.
부족하고 늘 미안한 아빠는 그저 고맙습니다.
...
무엇을 먹는지는 중요한 것 같지 않습니다.
그보다는
누구와 먹는지가 더 중요합니다.
우리 기억 속에 남아 있는 그 소중한 순간에는
무엇을 먹었는지가 아닌 누구와 있었는지만 남아 있습니다.
밥 한번 먹자..
왜?
좋아하니까.. 같이 있고 싶으니까 ...
그리고 사랑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