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초반...
감당하기 힘든 책임.. 무게.. 시선...
그렇게 처음으로 불면증이라는 것을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보름간의 밤은
낮과 그리 다를바가 없었습니다.
그 뒤로 매년 그맘때가 되면 습관적으로 잠을 이루지 못합니다.
20여 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힘이듭니다.
그 때가 되면
안되는 것은 포기하는 것이 좋습니다.
경험상 그렇습니다.
이것은 의지로 그리고 노력으로 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그렇다고 약을 먹고 싶지는 않습니다.
술에 의지하고 싶지도 않습니다.
잠을 못자는 것보다 더 힘든 것은
무기력함입니다.
책을 보아도 눈에 들어오지 않고
음악을 들어도 귀에 들리지가 않습니다.
정해진 날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 무렵이되면 그리 어렵지 않게 느낄 수 있습니다.
올해는 그 날이 빨리 찾아 온 것 같습니다.
그냥..
담담합니다...
어느 정도 예상도 했었고...
많이 떠들고는 다녔는데..
알고 있는? 기억하고 있는? 사람이 있을까요?
변함없는 생각 중 하나...
누구도 내 아픔을 진심으로 이해해 주지 못한다는 것.
누구도 내 고통을 자기 일처럼 고민해 주지 못한다는 것.
함께는 있지만
그러나
철저히 혼자 일어설 수 없다면
함께여도 소용없다는 것.
의지하지 말고
바라지 말고
기대지 말고
...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 이 사실을..
잠시..
아주 잠시 ...
잊었나 봅니다...
혼자임을 두려워 할 필요는 없습니다.
사실
우리가 경험하고 느끼는 대부분의 시간은 혼자입니다.
문제는
내가 혼자임을 새삼스레 느꼈을 때 입니다.
원래부터 혼자였음에도 말입니다....
잠이 안오면
잠을 안자면 됩니다.
원래도..
잠을 많이 자는 편은 아니었습니다.
3시에 일어나거나..
3시에 들어오거나..
대학때 소개로 첫 과외를 맡게된 학생이 있었습니다.
한 절반은 술에 취해 가르쳤던 것 같습니다.
자율학습이 끝나는 시간에 그 친구 집에 갑니다.
밤 11시 정도입니다.
2시에 그 집에서 나옵니다.
집에 오면 새벽 3시입니다.
그때부터인 것 같습니다.
3시에 일어나거나
3시에 들어오거나
...
대충 몇달하고 용돈 좀 만들어볼까 했던 만남이
2년을 함께 하게되었고
그 친구는 사관학교에 입학을 하였습니다.
가끔은 그 친구 소식이 궁금합니다.
광화문에 와 보고 싶었습니다.
일 년 만인 것 같군요...
그냥..
문득..
와 보고 싶었습니다....
...
아들러에 의하면
트라우마란 없다고 합니다.
그러나
원인이 뭐든 상관없습니다.
조금만 참으면 됩니다.
누구말처럼
이 또한 지나갈거니까요..
그런데 힘드네요.
유독 올해는 더 그럴 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