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2-2014

봄 맞이.

 

 

날이 많이 따뜻해 졌습니다.

아직 주변은 갈색 세상이지만

어딘가에서 손짓하고 있을 봄소식을 찾아

 제군들과 올만에 탐사를 실시 합니다.

 

Q : 제군들 준비는 되었는가?

A : 예~~썰..

Q : 신속히 탐사준비를 마치고 빠르게 투입하도록 한다.. 알겠나 ?

A : 아빠나 빨랑 준비 하시라고요.. -,.-

 

아침 7시 30분

뒷산 150고지를 향해 은밀히.. 신속히.. 우리는 투입되었다..

 

 

 

정확한 탐지를 위해 고도로 훈련된 탐지견과 함께 탐사를 나선다.

배변 봉지 필수..

 

 

이곳을 베이스 켐프로 하고..

주변 정리와 함께 투입을 위한 마지막 점검에 들어갑니다..

두둥...

 

 

봄이 오면.. 아마 몇일이 지나면 터져나올 매복조들..

그들의 움직임이 포착되었다..

 

 

탐지견의 컨디션 점검..

나~~ 잡아바라...

 

 

탐지견 컨디션이 어찌 .. 영...

 

Q : 아빠 달뇽이 탐지견 마자 ?

몰 탐지하는 건데.. ?

...

A : 적들이 매설해 놓은 치명적인 지뢰..

쓰리 니트로 톨루엔의 화학식 반응과 전혀 상관없는

엄청난 유기물과  암모니아, 질소, 인 덩어리들의 파편들로 이루어진..

뜨어엉...

 

-,.-

 

 

 

왠지..오늘은 이끼에 집착이 갑니다.

한겨울 눈속에서도 생명력을 잃지 않고 자라는 이끼..

화성 지구화 프로젝트에서도 중요하게 사용될 이끼..

 

지구도 처음부터 산소가 존재하지는 않았다고 합니다.

질소와 이산화탄소를 먹이로 하는 남조균들의 광합성 작용을 통해

원시 지구에 산소가 생겼다는 써~얼이 있습니다.

 

 

제군들.. 출동이다..

 

 

우워..우궈거..워워...

 

 

벌써 노출된 봄의 매복병들..

딱 걸렸어..

 

 

아빠 .. 어디가?

 

 

오늘 이끼에 집착 할거라 했지....

 

 

150고지가 눈앞이다..

달뇽대원.. 힘을 내..

 

 

시꺼.. 안아줘.. 언능... 다리 아파..

 

 

안아줘.. 안아줘...

 

 

맘 약한 루나 대원..

 

 

지금 우리 위치는 여기.. 목표 지점은 저기..

여기서 저기를 지나 .. 이렇게 가면돼...

 

...

 

개뿔.. 몬소리여..

-,.-

 

 

아침 공기가 무척.. 신선합니다.

어디선가 마른 풀을 태우는 냄새가 납니다.

 

 

풀프레임에서 28미리로 표현할 수 있는 최대의 원근감 왜곡..

 

 

이끼에 집착 할거란 예상..

 

 

이끼는 먹을 수 없는건가 ?

 

 

150미터 높이지만 능선으로 이루어져있어 무척 긴코스 입니다.

벌써 2시간을 헤매고 있습니다.

 

 

날씬한 몸매를 원하십니까 ?

 

 

엉.. 아빠도 언능해..

 

 

마눌님 전화가 왔습니다.

니들 모하니?

 

...

 

철수를 결정합니다.

신속하게 이곳을 빠져나가야 합니다.

 

 

아빠. .벌써가?

 

 

오늘의 탐색을 주도적으로 이끈

탐험대장 루나와

엄청나게 고도로 훈련된 탐지견 달뇽..

 

 

장애물이 놓여 있습니다.

 

 

순간 달뇽이가 겁을 먹습니다.

 

 

간단히 들어서 놓아주면 됩니다.

그런데 아이들이 고민을 합니다.

 

 

달뇽이가 이 난관을 해결할 수 있도록 가르쳐 주겠다고 합니다.

 

달뇽아..

이리로 와서 이렇게 돌아가면 내려갈 수 있어..

자.. 나를 따라와 보렴..

 

 

낙엽이 많은 자리는 낙엽을 치워주고.. 길을 내줍니다.

 

 

언니.. 내가 달뇽이 거기까지 던질께... 잘 받아...

 

...

 

머시라..

-,.-

 

 

ㅎㅎ

농담입니다..

 

 

그런데..

오늘 아이들을 보면서 느낀점이 있습니다.

 

달뇽이도 생각을 하고 판단을 할 줄 압니다.

그러나

그 판단과 생각의 수준은 우리가 보기에는 너무도 한정적이고 ..

그래서 때로는 너무 답답하고 짜증이 날때가 있습니다.

지금도 마찮가지 입니다.

그냥 들어서 .. 휙.. 다른 자리로 놓아주면 됩니다.

아니면 버럭 성질을 내어서 어떨결에 뛰어내리게 하면 됩니다..

그런데

아이들은 그런 판단을 거부합니다.

힘들고 답답하지만 참고 가르쳐줍니다.

화를 내거나 짜증을 내지 않습니다.

방법을 이해못하고 자꾸 다른 짓을 하는 달뇽이를

한없는 애정의 눈빛으로 기다려주고 설득합니다.

서로의 눈높이가 다름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으며

그러한 이해를 바탕으로 이성적인 판단과 행동을 하고자 노력합니다.

 

가끔 어른들은..

아이들과의 눈높이의 차이를 이해하고 있으면서도

그러한 이해를 애써 무시하고

감정적으로 해결하려 할때가 있습니다.

소리를 지르고 벌을 주며 심지어는 체벌을 합니다.

 

기다리다 못해 제가 달뇽이를 함부로 대했습니다.

결국 달뇽이는 억지로 끌려 내려왔습니다.

속이 깊지만 냉정한 큰아이가 저를 원망스런 눈빛으로 바라봅니다.

직설적이지만 감정이 풍부한 작은 아이는 울음을 터뜨립니다.

분명

아빠가 잘못했습니다.

 

어른으로서의 판단과 생각이

무조건 옳을 수 없고

늘 합리적일 수는 없다는 생각...

배려심이나 연민과 같은 감정은

어린시절 한때 지닐 수 있는 감상적인 덕목이 아닌

인간으로서 늘 지녀야 하는 필수 덕목이라는 생각...

아이들이 어른들에게 가르쳐줍니다.

 

 

 

거대한 나무가 쓰러져 있습니다.

아무리 큰 나무도

속이 썩어 비어 있으면 이렇게 넘어가는군요..

보이는 것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내부에 있습니다.

 

 

 

오늘은

아빠보다 훨씬 성숙하고 이성적인 그녀들을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대견하고 ..

감사합니다..

 

 

집이 코앞인데.. 쉬었다 가자고 합니다.

 

 

달뇽이도 오늘 고생이 많았군요..

집에가면 아이들이 달뇽이 목욕을 시켜줄 겁니다.

그리고 더러워진 달뇽이의 잠자리를 빨래해줄 겁니다.

 

 

정말 힘들어 보이는 군요..

 

 

 

루나는 가급적 달뇽이의 목줄을 풀어줄려고 애를 씁니다.

이렇게 한산한 공터를 만나면

본인은 힘들지만 달뇽이 목줄을 풀어주고 마음껏 놀라고 합니다.

 

달뇽이도 분명 알거라 생각합니다.

나를 사랑하고 아껴주는 언니들의 마음을..

 

동물들에게도 영혼이 있을까요?

저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말 못하는 짐승이지만

분명 고통을 느끼고 행복을 즐거워하며 마음을 나눠준 이들을 믿고 따릅니다.

그들의 영혼은 인간과 마찮가지로 존중받아야 마땅합니다..

 

 

 

오늘 아침은 많이 늦었습니다.

간단히 빵으로 아침을 해결해야겠습니다.

 

 

아침을 부실하게 먹은 관계로 점심은 만찬을 요구합니다.

...

마누리는 각성하라.. 각성하라..

...

 

시꺼..

 

...

 

 

오홋... ^^

점심은 김밥이군요..

 

가끔이라고 해야하나.. 자주라고 해야하나..

아무튼 우리는 아쉽지않을 정도로 김밥을 자주 해먹습니다.

 

 

김연아가 우승을 했습니다.

포털사이트 스트리밍 서비스는 정말 대단합니다..

 

 

그녀는

연애시절부터 직접 김밥 도시락을 만들어 주곤 했었습니다.

 

 

충실히 보조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그녀..

그러나

눈은 김연아에게로..

 

 

이젠 김밥에 들어가는 현미쌀도 어색하지 않습니다.

 

 

 

 

연애시절..

주말데이트는 늘 용산 전자상가 였습니다.

주말마다 몽유병 환자처럼 습관적으로 용산을 가야하는 심각한 전자파 증후군을 앓고 있었기에

그런 저와의 데이트는 늘 전자상가였습니다.

 

엄밀히 말하면 데이트라고 보기도 어렵지요..

좀비처럼 여기저기를 몇시간동안 돌고 도는 상황에서

그나마 가끔 서로 주고 받는 말은 늘 뻔했을 겁니다.

 

그당시 늘 함께 가던 식당이 있었습니다.

식당이란 표현은 적절하지 않군요.. 구멍가게로 정정합니다.

전자상가 1층에 두개의 구멍가게가 있는데

그중 한곳에서 항상 컵라면에 꼬마김밥을 나누어 먹었습니다.

그렇게 점심을 해결하고 오후 반나절을 지칠때까지 돌아다녔습니다.

거의 매주 주말을 그렇게 함께 돌아다녔습니다.

결혼까지 한 1년의 연애시절을 주말마다 전자상가에서 그렇게 보냈습니다.

 

그때 늘 먹던 .. 연애시절 음식이 생각납니다.

컵라면에 김밥..

 

수하, 수빈엄마...

사랑합니다... 그리고 감사합니다..

 

 

'2012-2014' 카테고리의 다른 글

봄이 오면..  (0) 2013.03.19
지구인 울트라 마스크를 만나다..  (0) 2013.03.18
새해 인사 드리러 갑니다.  (0) 2013.02.11
문득..잡생각..  (0) 2013.02.02
겨울방학  (0) 2013.0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