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수빈이는 지금 고등학교 2학년입니다.
정말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많이 힘들어하고 많이 울기도 합니다.
그런데 아빠는 해줄 수 있는 것이 별로 없습니다.
그래서 아빠는 마음이 무겁습니다.
...
아침 출근 길 전철을 기다리며 건너편 수빈이가 있는 학교를 바라봅니다.
그리고 항상 기도를 합니다.
아프지말고, 행복하게 해달라고 기도를 합니다.
...
공부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당연히 누구나 다 잘 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공부가, 성적이 목표라면 대부분 불행해질 수 밖에 없습니다.
노력할 가치는 있으나 절대 목표가 될 수는 없습니다. 공부는 언제든 포기할 수 있고, 또 언제든 다시 시작할 수 있습니다.
관계는 어렵습니다.
좋은 친구, 좋은 동료를 만나고 사귀는 일은 아주 드물고, 아주 힘들며, 어쩌면 평생을 노력해도 얻을 수 없을지 모릅니다.
관계는 매우 큰 어려움이지만 그럼에도 그만큼 가치는 있습니다, 혼자라는 고독만큼 큰 고통은 없기 때문입니다.
세상에 요행은 없으며 공짜도 없습니다.
요행과 공짜가 난무하는 세상이 존재한다면 그 세상이야말로 가장 불평등한 세상입니다.
인간은 불평등한 세상에서 살고 싶어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필사적으로 저항합니다.
...
아빠는 사랑하는 아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그러니까, 꼭 행복해라...
...
오랜만에 수빈이와 연남동을 다녀 왔습니다.
약속된 외출 시간이 다 되어 수빈이가 다시 학교로 들어갑니다, 아빠는 눈이 매워지고 코가 시큰해집니다.
그래도 웃으며 수빈이에게 손을 흔들어 줍니다.
...
그럼에도, 그러니까, 꼭 행복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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