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외출을 생각해 봅니다.
어디를 가지?
도시에 살때는 순위가 정해져 있었습니다.
1. 백화점
2. 좀 멀리.. 명동.. 남대문..
3. 공원 .. 그냥 마트나 갈까?
4. 어디를 가지?
...
여기서는
1. 어디를 가지?
오늘은
오랜만이기도 하지만 막상 갈려니 생각나는 곳이 없군요
그래도 막연히 맘이 설레입니다.
올만에 아빠표 토스트로 간단히 아침을 먹습니다.
빵을 적당히 굽고..
눅눅하지 않고 바삭하게 ...
그리고
계란 후라이...
터트리면 고소한 노른자가 흘러나와야 합니다.
핵심 중에 핵심입니다.
양평장이 열리는 곳으로 나옵니다.
와.. 여기에는 이런 곳도 있군요..
그녀들이 모아둔 쌈지돈을 털어 귀걸이를 하나씩 삽니다.
그리고
백만년만에 외식을 합니다.
메뉴는 닭갈비..
그래도
100만년만에 하는 외식인데
너무 성의없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됩니다.
개인적으로 닭갈비를 10년만에 먹어보는 것 같습니다.
참 오랜만이네요..
개인적으로는 많은 감회가 있지만
그래도 자꾸 맘에 걸립니다.
더 맛있고 분위기 있고 좋은 식사를 했었으면..
...
맛있게 먹고 나왔습니다.
잠시 번잡한 장터를 구경하고
다시 서둘러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생각을 해봅니다.
함께하고 .. 눈을 마주치고 .. 웃고.. 손잡고 .. 껴안고..
볼 것없는 외출에 소박한 식사지만
아빠는 충분히 행복하고 즐겁습니다.
만약
위의 것들이 없다면
근사하고 멋있으며 값비싼 어떤것도
행복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이상은
주머니가 가볍고 근사한 것이 무엇인지 잘 모르는
별볼일 없는 아빠의 변명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