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나면
늘 습관적으로 아씨의 컨디션을 살핍니다..
기분이 좋아보이면
어떻게든 안아보고 만져볼려고 다가가고
기분이 영 아니다 싶으면
적정 거리를 두고 때를 기다립니다.
성급히 접근을 시도했다가는
목숨을 잃을지도 모릅니다.
늘 이곳에 주차하고 전철로 회사에 출퇴근을 합니다.
분양을 받을려고 몇번 시도를 했었던 고양이가 드뎌 나타났습니다.
아씨는 보자마자 탄성을 지릅니다.
아~~~ 귀여워~~~~
노란 녀석은 아씨 맘대로 치즈라는 이름을 지어줬습니다.
치즈.. 치즈야.. 놀자...
동네 고양이들이 모두 몰려듭니다.
거참 잼나보이는 구만...
아씨가 잠시 당황을 합니다...
누구세요.? 난 치즈랑 놀고 싶어요....
동물들과의 교감을 위해 누구보다도 노력을 하지만
누구보다도 성과가 없는 그녀입니다.
^^
아씨를 놀라게한 바로 그 녀석...
돌쇠는 토마스라는 이름을 지어줍니다.
토마스..
왜?
뭔 뜻이여?
...
아무 이유없습니다...
당신 이름은 왜 홍길동이요?
똑같은 질문입니다...
여기 고양이들은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습니다.
만져주고 사진찍어주고 가끔 간식도 줍니다...
이제는 멀리서 놀고 있다가도 돌쇠를 보면 달려와 교감을 과시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뭐 가져왔어..
언능 내놔...
나 성질나면 무섭다...
왜 여기와서들 난리여?
아빠 졸고 있는거 안보여?
올해로 루나는 중학교 2학년이고
아씨는 5학년입니다.
아빠의 눈에는
아직도 젓 냄새 폴폴 풍기며 하품을 하는 아기로만 보입니다.
그러나
분명 이젠 아기가 아닙니다.
존중 받기를 원하고
자존감을 지키기 위해 치열한 갈등을 겪고 있습니다.
인정하지만
그래도 가끔은 서운할때가 있습니다.
돌쇠보다 토마스가 난 더 좋아...
흑.. 아씨... ㅠㅠ
토마스 몇살이에요?
토마스가 누구니?
여기 덩치 큰 못생긴 고양이....
뭐라냐..니들.....
가끔..
돌쇠야.. 어디 좀 가자..
하면
돌쇠는 중고 서점을 가장 먼저 말합니다.
서점 싫어..
아씨와 루나는 아직은 조금 다릅니다.
루나는 오직
방탄소년단에 관심이 있습니다.
이해합니다.
그 나이에 나도 레드제플린에 미쳤었습니다.
아씨.. 오늘은 컨디션이 어떠신지요?
아이들이 커가고 있습니다.
아빠의 마음은 조급해집니다.
그런데
점점 해줄 수 있는게 없어지는 것 같습니다.
어쩌면
해줘야 할 많은 것들을 못 보고 있는 것이 맞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부족한 것이 너무도 많고 미안한 것도 너무 많습니다.
마음으로 많은 변명을 합니다.
그러나
분명 아빠는 많은 것이 부족하고 잘못하고 있는 것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아이들을 볼때면 아빠는 많이 미안합니다.
그래도 분명한 것은
세상 무엇보다도 아이들이 아빠에게는 가장 소중하다는 것이고
아이들이 아빠가 살아가는 가장 큰 이유라는 것입니다.
사랑하고 사랑하고 또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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